더불어민주당의 '친명 일색' 기류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불과 반년 전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의원 모임에 100명 넘게 너도나도 이름을 올릴 만큼 '오직 친명'을 내세우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정부가 3일 내놓은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두고 지역구 민심이 출렁이자 당내에서 공개적 비판과 우려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1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가 열린 가운데 관계자들이 회의실 문을 닫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민주당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향한 의원들의 불만은 전날 의원총회(의총)에 한꺼번에 분출했다. 특히 부동산 민심에 민감한 서울·수도권 의원들이 앞장섰다.
전현희 의원(서울 중구·성동구갑)은 "1가구 1주택은 비거주자들도 보호해야 한다"며 이번 실거주 중심 개편안을 비판했다. 김영배 의원(서울 성북갑)은 "1주택 비거주 문제를 포함해 보유세와 양도세(양도소득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수가 훨씬 더 많았다"며 정부의 이번 개편안에 전반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 거친 말도 쏟아졌다. 이연희 의원(충북 청주시 흥덕구)은 "이 대통령이 세금으로 집값을 안 잡겠다고 했는데, 정책 신뢰가 깨졌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이번 정부 개편안으로 향후 총선과 대선까지 "폭망(폭삭 망함)할 수 있다"는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김민석 당대표 후보조차 이날 엑스(X, 옛 트위터)에 "최근 발표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큰 방향에 공감하는 전제 위에서 디테일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며 "1주택 비거주자 보유 공제를 폐지하는 것은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적었다. 점잖은 표현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공을 들여 마련한 정부 정책에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당내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커진 시점에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데드크로스'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14일 발표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44%, 부정평가는 46%로 집계돼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처음으로 앞섰다.
불과 6개월 전과 비교하면 대통령을 대하는 당내 분위기의 온도 차는 더욱 선명하다. 올해 2월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이른바 '공취모'를 출범시켰다. 당시 민주당 전체 의원 162명 가운데 105명이 참여하면서 원내 최대 규모 의원 모임이 됐고, 친명계의 대규모 세 결집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반면 이번 의총에서는 의원들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지역구 민심은 물론 향후 선거에 미칠 영향까지 직접 거론하며 정부에 불만을 쏟아냈다. 의원들은 2028년 총선 공천과 당선을 목표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