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삼성전자의 역대급 호황의 중심에 DS(반도체) 부문이 있지만 그 안에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4년 이상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2024년 11월 파운드리 사업부 생존이라는 과제를 안고 선임됐다. 한 사장은 공정 수율을 높이고 수주를 확대해 실적을 개선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 연합뉴스
7월31일 삼성전자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호황을 맞이해 2026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지만 파운드리 사업은 2022년 이후 장기간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30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HBM 베이스다이 제품과 미주 고객 중심의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영업이익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가 올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실적으로는 올해, 내년에도 수 조원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7월31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파운드리·S/LSI 사업부에서 영업손실을 2026년 3조 원, 2027년 2조 원 이상 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7월30일 보고서를 통해 비메모리 사업부가 영업이익에서 2026년 5조 원, 2027년 3조 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S/LSI 사업부와 함께 비메모리로 합산된다.
다만 올해 3분기에는 일시적으로 분기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31일 보고서를 통해 "파운드리 역시 HBM4 베이스 다이 양산과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양산 확대에 힘입어 3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스 다이는 HBM4 바닥의 기단 역할을 하는 칩으로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생산한다.
한진만 사장은 2나노 공정의 수율 개선과 수주 확대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부의 연간 흑자 달성을 앞당기기 위해 힘쓰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첨단 공정인 '2나노미터(nm) 공정'이다.
2나노 공정은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10억분의 2미터 수준으로 촘촘하게 그려내는 초미세 공정으로 반도체의 성능을 크게 높이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핵심 차세대 기술이다. 수율이 안정화되고 수요가 집중돼있는 4나노·8나노 공정과 달리 수율 안정화와 양산 기술 검증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다.
2025년 초 삼성전자 파운드리 2나노 공정 수율은 10%대였으나 경쟁사인 TSMC는 6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2나노 공정의 양산에 돌입한다며 수율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 수율은 2026년 1분기에 60% 이상으로 올라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 사장은 취임 메시지를 통해 "2나노 공정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고 소비전력·성능·면적 향상을 위해 모든 부분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취임 초부터 수율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해왔다.
파운드리 사업의 일감도 늘어나고 있다
2분기에 대형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및 AI(인공지능)·HPC(고성능 컴퓨팅) 고객사로부터 2나노 과제를 수주했으며 그 외 주요 고객들과 여러 프로젝트를 논의하며 신규 수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2나노 수주 과제 수는 2025년보다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사장은 3월 주총에서 2025년 시작된 테슬라와 협력을 도약의 기회로 꼽으며 "차세대 테슬라 칩은 2027년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양산될 예정"이라며 "파운드리는 긴 호흡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1~2년 후 좋은 결과를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6월 열린 파운드리 사업부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2028년에는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턴키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데 강점이 있다. 이 강점을 기반으로 브로드컴과의 협력을 맺는 등 파운드리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브로드컴과 차세대 인공지능(AI) 핵심 인프라를 설계를 위해 2천억 달러 규모의 협력을 맺었다. 파운드리 분야는 이번 협력을 통해 통신용 반도체 솔루션 등 주요 제품 라인업에 2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삼성전자는 2030년 양산을 목표로 2026년 말 미국 텍사스주에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을 착공한다. 또 1.4나노 공정에 관한 고객 문의가 증가하면서 추가 팹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