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런 실적 흐름과 반대로 호반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만큼은 2025년부터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해 호반건설이 거둔 6건의 수주 실적 가운데 5건이 서울권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전체 수주액 9692억 원 가운데 81.5%인 7902억 원이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채워졌다.
다만 수주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형 건설사와 구분되는 영역을 승부처로 삼았다는 점이 드러난다. 2025년 서울 도시정비사업 수주 가운데 상당수는 가로주택정비사업, 모아타운 등 소규모 사업이다.
의미 있는 규모로 꼽히는 관악구 미성동 건영아파트 재건축(2059억 원)과 양천구 신월7동 2구역 공공재개발(2637억 원) 또한 소위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같은 핵심 사업지와는 거리가 있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2위 건설사로서 호반건설의 서울권 공략은 대형 건설사와의 정면 승부보다 소규모 도시정비사업 시장 틈새를 파고드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조심스러운 전략은 박 사장의 과거 도시정비사업 경험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오래 전부터 서울 진출 의지를 강력히 피력해왔다. 2017년 "반드시 강남에 입성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고, 결정적으로 2020년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수주전에서 삼성물산, DL이앤씨와 3파전을 형성하며 역마진을 감수한 파격 제안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물산, GS건설, DL이앤씨 등에 연거푸 고배를 마신 이후 박 사장은 한동안 강남권 수주전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3년간 호반건설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도 2021년 2300억 원, 2022년 830억 원, 2023년 0원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박 사장은 서울권 도시정비사업 진출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사업장부터 차근차근 실적을 쌓아 브랜드 신뢰도를 바닥부터 다지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대규모 사업장보다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사업성이 좋은 틈새시장을 얼마나 촘촘히 공략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박 사장은 당분간 이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10월 서울사업소를 개소하면서 서울권 도시정비사업 전담 조직을 강화한 것 또한 서울권 진출을 장기적 프로젝트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올해 호반건설은 면목역6의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1500억 원)을 수주하며 서울권 진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최근 서울에서의 성과는 서울 도시정비사업 진출을 위한 지속적 노력의 결과"라며 "올해도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호반건설 입지를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