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로 입원한 지 엿새 만에 당무에 복귀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을 향한 사퇴 압박에 강력한 경고장을 던지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퇴 요구를 '흔들기'라 규정하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병원 퇴원 뒤 국회에서 첫 공식 일정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점식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장 대표의 즉각적 사퇴에 선을 긋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방선거 승리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존재감이 높아진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 사퇴와 관련해 '속도조절론'을 펼치면서 장 대표가 한동한 물러날 일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당을 바로 세우는 일이 보수재건의 첫걸음이라 믿는다"며 "당을 쇄신하고 당의 기강을 확립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대표의 거취 역시 당원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당대표 마음대로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몇몇 의원들이 결정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6·3 지방선거 책임론과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장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언급하는 당내 초·재선 모임인 '대안과미래'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당을 향한 국민의 지지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당이 제대로 싸워야 할 때다"라며 "당을 흔들고 당심과 민심에서 멀어지는 모습이야말로 당원들께서 가장 분노하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국회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장 대표를 향해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며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질서 있는 퇴진론'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날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주최 '6·3 지방선거 진단과 향후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무엇이든 서둘러서 될 건 없다. 선거도 그 (장 대표 사퇴 논란) 와중에 치렀는데 굳이 피 흘려가며 할 필요가 없다"라며 "지나치게 서두르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정점식 원내대표의 인터뷰를 봤는데 대체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이제 원내 의원들의 총의가 바닥부터 꿈틀꿈틀 형성되고 있어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게 지혜로울 것"이라며 "중진 의원들께서 무게감 있게 역할을 해주셔야 할 시기가 오지 않았나 주제넘게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오 시장의 입장 선회는 장 대표가 사퇴했을 때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가능성을 견제하는 동시에 당내 중진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복귀와 동시에 강력한 '기강 잡기' 카드를 꺼내 들고 오 시장이 '중진 역할론'을 통해 차분한 수습을 주장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후 가열되던 내홍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다만 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더불어민주당과 원구성 협상, 조작기소 특검법안 처리 등을 놓고 강력한 대여투쟁을 펼쳐야하는 만큼 당분간 장 대표 사퇴 논의가 가시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