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AI 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허브.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3월 초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SK텔레콤의 목표로 내걸었다.
그리고 이런 정재헌 사장의 '포부'를 최전방에서 실행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SK텔레콤의 완전 자회사로 다시 태어난 SK브로드밴드다.
SK브로드밴드는 SK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거액에 양수하는 등 SK텔레콤의 AI DC 사업에서 행동대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문제는 이 행동대장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사장이 최근 SK브로드밴드를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 역시 이런 자금 흐름을 좀 더 원활히 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최근 SK브로드밴드를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원활한 재무 지원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프포스트코리아
SK텔레콤은 27일 SK브로드밴드와 오는 5월까지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다는 내용의 주식교환계약서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4.38%였던 SK브로드밴드 지분을 99.14%까지 확대했는데, 다시 남은 소액 주주 주식을 사들여 SK브로드밴드 지분을 100%까지 확보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두고 "경영 효율성 및 유연성을 높이고 SK텔레콤과 사업 시너지를 창출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밝힌 '경영 효율성 및 유연성'과 관련해 SK텔레콤이 AI DC 사업과 관련해 SK브로드밴드에 재무 지원을 나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SK텔레콤이 AI DC 투자를 확대하면서 SK브로드밴드의 차입 부담은 계속 증가해왔다. 지난해 7월 SK브로드밴드는 SK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5068억 원에 양수했다. 2022년 말 1조7천억 원이었던 차입 규모는 2025년 9월 2조2천억 원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7조 원 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울산 AI DC, 건설 추진 중인 수도권 AI DC 등을 고려하면 차입 부담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재무적 안전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올해 3월 SK텔레콤이 울산 AI DC의 소수지분을 매각하며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3자 공동 인수' 방식을 택한 것 역시 재무적 리스크를 분산하면서도 투자 동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7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투자비 전체를 SK브로드밴드의 차입에만 의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여 초기 자본 부담을 낮추고 자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국내 최고 등급의 AAA급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SK브로드밴드가 AI DC 건설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나 대규모 자금 차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 신용도를 바탕으로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AI DC 같은 AI 인프라 사업의 특성상 투자 금액의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라며 "AI DC 운영 기업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 모회사가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