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가 1조1956억 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하고 송경열 신임 대표 체제로 전열을 가다듬는다.
송 대표 체제의 첫 행보는 자회사 SK어드밴스드 흡수합병을 통한 수직계열화다.
SK가스는 확보한 자금과 사업 이익으로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면서 재무건전성 관리와 주주환원도 함께 추진한다.
송경열 SK가스 신임 대표이사(사진)가 SK어드밴스드 흡수합병을 통한 수직계열화로 대표로서 첫발을 뗀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2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송경열 SK가스 전략본부장을 SK가스의 신임 대표이사로 승진·내정했다.
SK가스 관계자에 따르면 송 대표는 아직 공식 취임하지 않았지만 이미 11월부터 대표로서의 업무를 개시했다.
SK그룹이 밝힌 송 대표의 역할은 밸류체인 고도화와 재무구조 개선이다.
송 대표는 4일 밸류체인 고도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SK가스의 자회사 SK어드밴스드 흡수합병을 통해서다.
SK어드밴스드는 석유화학의 기초유분인 프로필렌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기존에는 SK가스의 액화석유가스(LPG)에서 프로판을 뽑아내고, 이 프로판에서 수소를 제거하는 프로판 탈수소화(PDH) 공정을 통해 SK어드밴스드가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구조였다.
SK가스는 이번 흡수합병으로 그동안 분리 운영되던 사업을 하나로 합쳐 시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의 이점도 기대된다.
SK가스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SK어드밴스드가 업황이 좋지 않아 신용등급이 낮은 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흡수합병을 하면 SK가스의 (상대적으로 우량한) 신용도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자금 조달 비용이 많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는 6월 SK가스와 SK어드밴스드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A1, A3로 평가했다. A1은 적기상환가능성이 최상급이라는 뜻이며, A3은 적기상환가능성은 일정 수준 인정되지만 단기적 환경변화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또 SK어드밴스드는 2026년 상반기 매출 4384억 원, 순이익 190억 원을 냈으나, 2025년에는 매출 6101억 원, 순손실 2448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SK가스는 이미 흡수합병과 성장 투자에 쓸 실탄도 마련했다.
SK가스는 10월16일 종속회사 SK가스 페트로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 어드밴스드 폴리올레핀 인더스트리의 지분을 처분해 1956억 원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SK가스는 이 자금을 SK어드밴스드 지분 취득 등에 활용할 것이라 알렸다.
6월에는 액화천연가스(LNG)·LPG 겸용 복합화력 발전소인 울산GPS 지분 49%를 스탁한투인프라에 1조2242억 원에 양도해 현금 1조 원가량을 마련했다. SK가스는 양도 목적으로 '자산효율화를 통한 미래 성장투자재원 확보'를 제시했다.
SK가스가 두 건의 지분 처분으로 확보한 자금은 총 1조1956억 원가량이다.
SK가스는 확보한 자금과 기존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을 사업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면서도 재무건전성 관리와 주주환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SK가스는 10월14일 최고경영자(CEO) 투자자의 날(Investor Day)을 열고 2027~2030년 투자를 집행해 2031년부터 성과를 거두겠다는 성장 로드맵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향 유틸리티 솔루션 관련 사업을 추진해 고객군을 넓히고, 북미 가스전에 투자해 공급망을 확대한다는 등의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재무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150% 이내로 유지하기로 했다. 주주환원으로는 2026~2028년 매년 300억 원씩 모두 900억 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적절한 성장·투자 기회를 찾지 못하면 투자 재원으로 주주환원을 더 늘리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주주환원과 투자는 이미 시작됐다.
SK가스는 10월13일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사주 300억 원 규모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것이라 설명했다.
9월에는 울산 LNG 탱크 및 관련 설비 건설에 투자할 금액을 기존 2428억 원에서 3216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공시했다. 투자 기간 종료일도 기존 2026년 12월31일에서 2027년 12월31일로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