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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고 춤추고 공중제비를 도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여 온 중국 기업들이 이제 로봇의 '몸체'보다 '두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하드웨어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로봇이 새로운 작업을 스스로 학습하고 환경에 적응하도록 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은 방대한 제조업 기반과 실제 작업 데이터를 확보하기 유리하다는 강점을 앞세워 첨단 로봇 AI 기술에서 앞서가는 미국 기업들에 도전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수출 통제로 첨단 반도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시연에서 확인한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달리고 공중제비 돌던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이제는 '일하는 법' 배운다 : 제조·데이터 강점 앞세우지만 첨단 반도체 부족은 걸림돌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2026년 8월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경기대회' 80kg급 킥복싱 경기에 참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2일 "수년간 달리기, 춤, 공중제비까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작해 온 중국 기업들이 완전히 다른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낯선 작업을 학습하며, 별도의 프로그래밍 없이도 작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피지컬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지컬 AI'는 가상 공간에 머물던 AI에 물리적 신체를 부여해 센서와 구동기를 통해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데이터 조사기관 IT쥐쯔에 따르면 중국의 피지컬 AI 기업들은 2026년 상반기 322건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유치액은 935억 위안(약 18조87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늘었다.

로이터통신은 "새롭게 부상하는 AI 분야가 미국·중국 기술 경쟁에 새로운 전선을 열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이 첨단 로봇 AI 시스템 분야에서 앞서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자국의 제조 역량과 실제 훈련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활용해 미국 경쟁사들을 앞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기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국가는 공장과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산업 생산성과 세계 로봇 기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스타트업들도 피지컬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로봇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제너럴리스트는 8월19일 자사의 GEN-1.5 모델이 3~12초 분량의 시연 영상을 학습한 뒤 간단한 작업의 약 60%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은 첨단 AI 연구 역량과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다. 로봇공학 컨설턴트 게오르그 스틸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요 연구소들은 로봇의 기술 습득 및 재사용 속도에 관해 매우 높은 기준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틸러는 중국의 유망한 스타트업들도 미국 기업들에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로봇 기업 X스퀘어는 로봇이 사람의 동작을 담은 영상 하나만으로 조작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며, 작업마다 모델을 재학습시킬 필요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로봇 AI 스타트업 엑스스퀘어로봇, 갤럭시아AI, 스피릿AI의 기업 공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각각 약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기업 가치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제조업체들도 관련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이 새로운 동작을 학습하려면 실제 물리적 상호작용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기업들은 이런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은 사람을 고용해 작업을 시연하도록 하고, 다른 기업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다. 두 방식을 결합하는 기업들도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중국 로봇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스피릿AI의 로봇이 배터리 팩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유연한 전선을 연결할 때 99% 이상의 삽입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틸러는 시연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고 해서 로봇을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로봇에 적용된 AI 모델이 시연에서 처음 보는 다양한 작업을 처리하는 날은 머지않았지만, 고객들이 해당 모델을 신뢰하고 실제 업무에 활용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첨단 반도체 부족도 중국 로봇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피지컬 AI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하나의 AI 모델이 다양한 고객과 작업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성능 반도체를 활용해 더욱 강력한 모델을 훈련해야 하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로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기업들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모델과 합성 데이터,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해 컴퓨팅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엔비디아 하드웨어의 대안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이런 노력이 공급 부족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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