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앞두고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조 대법원장의 행적을 조사의 핵심 초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의 문제 인식은 헌정질서를 수호해야 할 사법부 수장이 계엄 국면에서 무엇을 했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또한 법원과 재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사법부 독립'을 외치는 사법부가 과연 헌정 파괴 행위였던 내란이 발생했을 때 헌정질서 수호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했는지를 살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일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와 관련해 12.3 내란 당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행적도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페이스북 갈무리
다만 내란특검이 조 대법원장의 당시 행적과 사법부의 내란 가담 의혹과 관련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적이 있는 만큼 국정조사로 구체적 사실관계가 드러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12·3 불법 계엄 당시 조 대법원장의 행적에 불분명한 내용이 많아 국정조사를 통해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특검이 남긴 규명의 공백을 채우는 게 국정조사 본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번 국정조사에서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려는 대목은 계엄 선포 직후 대법원에서 이뤄진 심야 회의의 경위와 조 대법원장의 대응이다. 당시 대법원 간부들이 긴급하게 모인 배경과 회의 참석자, 논의 내용은 물론 계엄사령부가 법원에 연락관 파견을 요청한 과정에서 조 대법원장이 어떤 판단과 지시를 내렸는지가 주요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대법원장이 대법원 간부 회의를 직접 소집했는지 여부와 사법권을 계엄사령부에 협조하거나 이양하려는 논의가 있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다.
민주당은 사법부가 평상시 재판과 사법행정에 대한 외부의 비판에는 사법부 독립을 강조하면서도, 헌정질서가 위협받은 비상계엄 상황에서는 과연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사법부 독립이 정치권의 부당한 간섭을 차단하기 위한 헌법적 원칙인 동시에, 헌정질서 수호라는 사법부의 책무를 외면하는 논리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 시선에서 12·3 내란 당시 (조 대법원장의) 행적과 행보에 대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특검이 2번이나 조사했는데 제대로 마치지 못했던 만큼 국회가 보완하는 절차적 과정인 국정조사를 통해 그날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0월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조 대법원장은 "계엄사에서 여러 차례 인원을 파견해 달라, 아니면 명단이라도 보내 달라고 했지만 ′위헌적인 행위니까 절대 명단도 주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며 "비상계엄에 전혀 협조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어느 기관보다 먼저 비상계엄이 위헌적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오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한 뒤 늦어도 오는 19일에 열릴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국정조사의 범위에는 조 대법원장의 행적 이외에도 이재명 대선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선고, 업무추진비와 격려금 부정 지급 의혹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