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침략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땅에서, 이란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감사의 손편지를 라커룸에 남겼다. 경기장 밖의 긴장과는 별개로, 스포츠는 평화라는 메시지를 택했다.
이란 축구대표팀이 라커룸에 남긴 자필 편지(왼쪽). 6월21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G조 이란-벨기에 경기에서 이란의 알리 네마티 선수가 공을 차고 있다. ⓒ이란축구협회 홈페이지/AFP/연합뉴스
이란 축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각) 벨기에와 치른 2026 북중미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을 0-0으로 마친 뒤, 미국 캘리포니아 LA 경기장 라커룸에 영어로 작성된 손편지를 남겼다.
이란축구연맹(FFIRI)이 공개한 손편지에는 "수천 년 전 고대 페르시아에서 오늘날의 문명국 이란에 이르기까지 이란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고 굳건하다"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이어 "로스앤젤레스의 환대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는 자부심을 안고 이곳에 와서 명예롭게 경기를 치렀으며, 존엄을 지키며 떠난다"고 적었다. 응원을 보낸 팬들에게는 "마음과 목소리, 영혼을 보내줬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평화와 존중, 우정이 모든 나라 사이에 깃들기를 바란다"(May peace, respect, and friendship prevail among all nations.)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란 대표팀은 미국 당국의 입국 제한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수단은 매번 멕시코 티후아나를 거점으로 국경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중이며, 일부 스태프는 여전히 입국이 제한되고 있다. 아미르 갈레노에이 감독은 이러한 환경이 다른 팀들과 비교해 불합리하다고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이란은 뉴질랜드(1무1패), 벨기에(2무)와 각각 비겨 승점 2점으로 G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27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조 1위 이집트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승리할 경우 32강 진출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