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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군사협력 확대와 이스라엘 논란을 둘러싼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며 역사 문제와 국제규범, 인권을 중시하는 외교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는 한일 군사협력 강화와 이스라엘에 긍적적 태도를 보였던 윤석열 정부 시절의 외교·안보 기조와는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행보로 평가된다.

이재명, 일본과 이스라엘에 '할 말 하는 대통령' : 한일 과거사와 이스라엘 만행을 공개 지적
이재명 대통령(왼쪽),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과거사와 영토 문제 등이 정리돼야 진정한 한일 관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ACSA는 양국 군대가 군수물자와 서비스를 상호 지원하고 사후 정산하는 제도로, 일본이 미국·호주·영국 등과 체결한 군사협력 체계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동북아 안보 문제는 장기적으로 복합적인 다자안보 체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재는 대결적 구도가 강해 조심해야 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언급하며 "가까운 사이가 되면 좋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분명히 주먹질해서 맞고 눈까지 터진 기억이 있는데 무조건 친하게 지내자고 한다고 해서 곧바로 협력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 전에 '때려서 미안하다'고 해야 친구가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해 일제강점기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안보 협력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역사 문제 해결 없는 군사협력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부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윤석열 정부 시절이던 2024년 8월 김선호 당시 국방부 차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ACSA 체결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한미일 군사협력과 유사시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답한 바 있다. 이후 김 차관은 정부 차원의 공식 검토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개 석상에서 한일 ACSA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첫 사례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 발언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기자의 질문에 "욱해서 한 말이 아니다"라며 "가급적 언급하지 않으려 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에 지적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 아니냐"며 한국 입국 시 체포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국가 주권과 보편적 인권, 국제규범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언급하며 "이 가치들이 훼손되는 지점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공해상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국제 구호선단을 나포한 사건을 거론하며 "우리 국민을 항행의 자유가 보장된 공해상에서 사실상 납치한 것 아니냐"며 "쉽게 납득하거나 용인하기 어려운 인권침해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5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선단에 탑승했던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씨와 김동현씨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뒤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자국민 피해 여부를 확인하며 이스라엘 정부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긴급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범죄는 완전히 무시한 채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무차별적 공격을 규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실질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인 로봇·드론 등 군사·기술 협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외교·안보 정책의 기준으로 역사적 책임, 국민 정서, 국제규범, 인권 존중을 제시했다. 한일 관계에서는 과거사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고, 이스라엘 문제에서는 국제규범과 인권 원칙에 기반한 비판을 이어가며 인권 중심 외교 노선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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