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벌이는 전쟁 중인 이란에게 정보공유나 부품제공 등 군사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서방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우크라니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어, 이란이 미국과 벌이는 전쟁에서 성과를 올리길 바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는 단독기사를 통해 러시아가 극비리에 이란의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을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초음속 미사일은 이란 전쟁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 AP통신=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만나 "이 어려운 시기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2월 말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쟁을 시작한 이후 페르시아만 안의 미국 군사자산과 관련된 정보 제공, 카스피해를 통한 드론 부품 수송 등으로 이란을 지원해왔다.
미국과 이란은 약 한 달 간의 소강상태를 깨고 이번 주 상호 타격을 재개한 상태다.
푸틴이 이날 언급한 "필요한 물자 공급"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의 단독기사 보도를 보면 양국의 군사 협력은 러시아의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 지원까지 이르른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출된 러시아 측 서신과 여행 기록, 군사 특허 분석을 토대로 2023년 시작된 비밀 프로그램인 'C430L'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이번 기사를 통해 전했다.
이 비밀 프로그램은 러시아 최정예 미사일 엔지니어들을 동원해 이란의 램제트(ramjet) 추진 시스템 개발을 돕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일반 제트엔진은 복잡하고 무거운 '압축기'와 '터빈'을 돌려 공기를 강제로 모아 날아가는 반면, 램제트 엔진은 이러한 복잡한 장치 없이 초고속으로 날아갈 때 정면에서 거세게 밀려드는 공기 힘만으로 공기를 자연적으로 압축시켜 음속의 수배에 달하는 초음속 비행을 할 수 있어 차이가 있다.
일반 제트엔진 미사일은 마하 0.7(시속 약 880km)로 날아가지만, 램제트 엔진 미사일은 마하 2~3(약 2450~3600km)로 날아가 일반 제트엔진 미사일보다 약 4배 빠른 속도를 보인다. 특히 초음속 미사일은 수면 위 50m 이하 고도로 낮게 비행한다. 이에 제트엔진 미사일은 보통 400km 거리에서 전함 레이다에 포착되지만, 초음속 미사일은 40km 앞에 닥칠 때까지 포착되지 않는다. 이에 일부 군사 전문가는 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방어가 불가능하며, 해상의 항공모함은 '몸집 큰 표적'일 뿐이라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이 렘제트 기술이 미국 항공모함과 함정에 치명적 위협이 되는 대함·지상 공격용 순항미사일에 쓰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영국의 무기추적단체 CAR(Conflict Armament Research)의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은 이란이 수십 년간 확보하고 싶어했던 전략적으로 민감한 기술"이라며 "러시아 최고위층의 정치적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가 이란에 제공하는 초음속 미사일 지원 프로그램은 국영 무기수출업체 로스오보론엑스포르트가 조율했고, 2014년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른 미사일 제조사 NPO 마시노스트로예니야가 실제 기술작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수석급 엔지니어들이 2023년 11월 무렵부터 이란을 반복 방문했고, 2025년에는 이란의 시험비행 데이터를 넘겨받아 연료 시스템과 연소 안정성 등을 놓고 구체적 기술 질의를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이 협력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개시 이후에도 올해 여름까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이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에 '샤헤드' 공격용 드론을 제공한 바 있다. 이후 양국의 군사 협력은 강화됐고, 지금은 초음속 미사일 개발 지원까지 이른 셈이다.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이란 분석관 짐 램슨은 "이란에게는 미국 해군 항공모함과 구축함정을 위협할 질적으로 새로운 전략무기체계를 갖게 되는 것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