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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소환에 응하지 않아 체포 영장이 발부됐습니다. 당장 벌금을 내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습니다."

[허프 US] '배심원 참여 의무' 이용해 전화로 금품 요구 : 미국도 보이스피싱과 전쟁 중이다
미국에서 배심원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처벌받는 점을 악용한 보이스피싱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Unsplash

미국도 보이스 피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배심원 소집 통지에 불응했다는 명분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발신자 번호가 공공기관으로 표시되어 보이스 피싱으로 생각이 들지 못하게끔 만든다. 실제 판사나 경찰관의 이름을 사칭하는 등 사기 피해자의 판단 능력을 저해하게 만든다.

이는 미국의 배심원 의무를 교묘히 악용한 사기 수법이다. 

미국은 만 18세 이상의 시민권 소지자는 배심원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보이스 피싱 범죄자들은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공포감을 조성하고 금품을 수수한다.

피싱 범죄자들은 "귀하는 배심원 소집에 불응하셨습니다"와 같은 공식적인 문구를 사용하여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전송하기도 한다. 

미국 은퇴자 협회(AARP)의 사기 감시 네트워크의 피해자 지원 담당 에이미 노프지거는 "이런 방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그들이 우리에게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의 소비자보호협회 BBB(Better Business Bureau)는 지난 3년간 매년 110건의 배심원 관련 사기 신고를 접수했으며, 신고된 피해액의 중간값은 2025년 1500달러, 2024년 3400달러였다고 밝혔다. 

올해만 해도 애리조나에 사는 한 여성이 이 사기 수법으로 3만5천 달러(한화 약 4800만 원)를 잃었고, 플로리다주 탬파에 거주하는 킴벌리 퍼지라는 여성은 사기꾼들에게 하루 종일 시달리다 2만5천 달러(한화 약 3500만 원)를 뜯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킴벌리 퍼지의 경우 사기꾼들은 "함구령"을 내걸고 그녀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되며, 만약 말하면 추가 혐의를 받게 될 것이라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킴벌리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정말 무서웠다"며 "내 사회보장번호(미국의 주민등록번호)도 알고 있었고 은행 계좌 예금액을 꿰뚫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의 금융 범죄 전문 변호사인 로저 핸드버그는 자신이 검사로 재직할 당시 배심원 소집 사기 사건을 "점점 더 자주" 목격했다고 말했다.

핸드버그는 "사기꾼들은 당신이 계속 통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당신의 시야를 좁히려든다"고 말한다. 인터넷에서 알아낸 개인정보를 이용해 자신들이 진짜라고 믿게 만드려는 수법이 피해자를 무방비 상태로 만든다는 거다.

하지만 모든 '배심원 소집' 전화를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때는 '진짜 법원'은 전화로 요금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금품을 요구하는 전화엔 무조건 전화를 끊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에 발표한 사기 수법 증가에 대한 경고문에서 "법원은 절대 전화로 금품을 수수하지 않습니다. 사실 어떤 정부 기관도 그렇게는 하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기 수법은 돈으로 감옥행을 피할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유혹한다. 킴벌리 씨의 경우, 사기꾼들은 그녀가 보석금을 내면 혐의를 피할 수 있다고 회유했다.

이에 대해 핸드버그는 "돈을 준다고 해서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배심원 소환에 불응했다는 내용의 전화나 문자 메시지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의 배심원 소환 연락은 대부분 우편으로 이루어지며, 어떠한 경우에도 '지금 당장 체포되지 않으려면 벌금을 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기꾼들은 우리가 이성적인 사고를 멈추고 공황 상태에 빠지게 만들 때 승리한다. 에이미 노프지거는 이런 전화를 받으면 즉시 끊으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전화를 오래 하고 질문을 많이 할수록 사기꾼들은 당신을 감정적으로 궁지에 몰아넣을 것이고, 체포될 두려움으로 인해 그들의 지시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핸드버그는 "사기꾼의 사기 수법은 피해자가 계속 통화 상태를 유지해야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전화를 끊지 않으려 한다면 의심해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사기에 속았다고 깨달았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핸드버그는 경찰과 은행에 연락하여 발생한 일을 알리라고 권고했다. 그는 "은행이 거래를 취소하면 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시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는 동시에 FBI에도 이러한 사기행위를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핸드버그는 "연방 검사로서의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들이 제공한 정보는 수사관이 범인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기꾼들의 피해자는 당신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 피해자도 아닐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박태열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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