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골프장과 호텔에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준 사건이 행정소송과 형사재판의 결론이 엇갈린 채 대법원에서 마무리됐다.
같은 거래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43억91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단이 확정된 반면, 형사재판에서는 부당이익을 귀속시키려는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가 확정됐다.
행정 제재의 위법성 판단 기준과 형사처벌에 필요한 고의 입증의 문턱이 다르다는 점이 한 사건에서 동시에 드러난 셈으로, 공정위 과징금 부과 이후 약 6년 만에 행정·형사 절차가 모두 종결됐다.
미래에셋그룹 오너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관련 사건이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
대법원 특별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25일 박 회장과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컨설팅 등 8개 계열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정위는 2020년 9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박 회장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켰다고 보고 총 43억9100만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특수관계인 지분이 91.86%(박 회장 48.63%, 배우자·자녀 34.81%, 기타 친족 8.43%)인 비상장사다.
서울고등법원은 계열사 거래를 통해 미래에셋컨설팅에 약 430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해당 사업 부문의 손실이 줄어 박 회장 일가의 지분가치 유지에 기여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또 박 회장이 그룹 내 영향력을 이용해 거래에 간접적으로 관여했고 묵시적으로 동의·승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반면 같은 거래를 둘러싼 형사사건의 결론은 달랐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같은 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에 대해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두 회사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 이용을 원칙으로 삼고 약 240억 원을 거래해 총수 일가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법원은 2022년 4월 각각 벌금 3천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으나 두 회사가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2심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거래로 미래에셋컨설팅에 매출이 발생해 결과적으로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이 귀속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골프장 가치를 높여 그룹 전반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 주된 목적으로 보일 뿐 부당이익을 귀속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