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글로벌 산업질서 재편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정부와 산업계, 정치권, 금융권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법을 모색했다. 참석자들은 녹색전환이 일부 분야를 바꾸는 수준의 핀셋식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고, 정책-기술-금융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전체 구조로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는 'K-GX의 골든타임, 제조업의 생존과 대전환 전략'을 주제로 '2026 기후경쟁력 포럼'이 개최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는 'K-GX(Green Transformation·녹색전환)의 골든타임, 제조업의 생존과 대전환 전략'을 주제로 '2026 기후경쟁력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이 공동 주관·주최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회ESG포럼이 후원해 마련됐다.
"기후변화 넘어 기후재앙", 정책·기술·금융 녹색전환에 한 목소리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26 기후경쟁력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이사장은 이날 포럼의 문을 열며 기후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김 이사장이 이끄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200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사회책임투자 전문 비영리 기관으로,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확산을 선도해왔다.
김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기후변화'가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으로 치닫고 있다"며 "'지구온난화'라는 표현마저 '지구열대화'로 대체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던 개발도상국들이 이제는 '기후 악당'이 아닌 대표적인 '기후 피해자'로 불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의 기후경쟁력은 우리 산업과 기업이 얼마나 빨리, 광범위하게 탈탄소로 이행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며 "정책전환을 통해 시장의 규칙을 바꾸어야 하고, 기술 전환을 통하여 기후 해법을 모색해야 하며 자본의 흐름을 전환하여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정책·기술·금융의 전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책이 길을 열고, 기술이 해결의 수단을 공급하며 금융이 자양분을 제공할 때 우리 산업, 우리 제조업은 기후경제, 녹색경제, 지속가능한 경제로의 대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정부, 기업, 금융기관 등의 협력과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식 후원 기관인 국회ESG포럼 공동대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축사를 통해 제조업의 기후경쟁력 확보 필요성을 역설했다.
민 의원은 "한국 제조업은 기후경쟁력을 새로운 산업경쟁력으로 바꿔내야 한다"며 "공시가 먼저 신뢰의 언어를 만들고 전환금융이 그 신뢰를 실제 투자로 연결하고 탄소중립산업법이 그 전환을 산업정책의 틀로 뒷받침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이 변화는 규제가 아니라 대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도 축사에서 전환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지속가능성 공시와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 관리는 이미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며 "제조업 중심의 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탄소 산업이 급격한 충격없이 저탄소 구조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국형 전환금융' 체계 구축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석운 비즈니스포스트·허핑턴포스트코리아 대표이사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26 기후경쟁력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강석운 비즈니스포스트·허핑턴포스트코리아 대표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기후위기 시대 언론의 역할과 녹색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굴뚝은 제조 강국 한국을 상징해왔지만, 이제는 그런 상징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며 "철강·자동차·조선 등 우리 제조업이 녹색 규제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그 위상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래서 녹색 대전환이 어느 때보다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오늘 이 자리가 대한민국 경제의 녹색 심장을 다시 뛰게 할 핵심 동력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의 환영사 이후에는 한국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을 둘러싼 본격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지속가능성 공시·전환금융·탄소중립산업법 주목, 제조업 대전환 해법 논의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지속가능성 공시와 전환금융, 탄소중립산업법 등 녹색전환을 뒷받침할 제도와 금융의 역할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발표가 이어지는 동안 참석자들은 연신 메모를 하거나 휴대전화로 발표 자료를 촬영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은 '2026 글로벌 저탄소 질서 개편과 한국의 위치'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 한국 산업의 대응 전략을 짚었다.
이어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속가능성 공시: 자본의 길을 여는 신뢰의 언어', 박재훈 금융위원회 산업금융과 과장은 '전환금융: 제조업의 녹색심장을 뛰게 할 엔진',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탄소중립산업법: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제도적 설계'를 주제로 발표하며 제조업 녹색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26 기후경쟁력 포럼'에서 '탄소중립산업법: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제도적 설계'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포럼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진 지속가능성 공시와 전환금융, 탄소중립산업법은 한국 제조업의 녹색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꼽혔다.
지속가능성 공시는 기업의 탄소 배출과 기후 대응 수준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신뢰의 언어'로서 투자와 거래의 기준이 된다. 전환금융은 철강·조선·석유화학 등 탄소 집약 산업이 저탄소 구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자금을 공급하는 '엔진' 역할을 한다. 탄소중립산업법은 산업 전환을 지원하고 녹색 기술 육성의 기반을 마련하는 제도적 틀을 의미한다.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단상 가운데)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26 기후경쟁력 포럼'에서 '민·관·금융 합동 대전환 로드맵 제언'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토론에는 산업계와 금융권, 학계, 정부 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제조업의 녹색전환과 기후경쟁력 확보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 문필진 포스코홀딩스 탄소중립전략실 리더, 오형나 경희대학교 교수, 심정은 HD한국조선해양 ESG담당 상무, 유인식 IBK기업은행 부장, 염정섭 기후에너지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 과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자들은 제조업의 녹색전환을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진단하며 정부와 기업, 금융권이 함께하는 전환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탄소중립이 더 이상 환경정책에 머물지 않고 산업 경쟁력과 국가 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공시를 통한 신뢰 구축과 금융 지원,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모였다.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녹색전환의 골든타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정부와 산업계, 정치권, 금융권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위기 시대의 해법을 모색하는 장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