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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탈미국'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차세대 조기경보기 사업에서 미국 보잉 대신 스웨덴 사브를 선택하면서 안보 노선에서 유럽과 더욱 가까이 다가섰다.  

카니 총리는 그동안 경제분야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대 중국 관계를 개선해 왔는데 이번에는 안보분야 핵심 이슈에서 유럽 쪽에 손을 내민 것이다. 캐나다가 건국 160년 만에 처음으로 '외교 다변화'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가 '탈미국'에 진심이다 : 경제·군사 프레임 바꾸는 마크 카니 총리, 건국 160년 만에 첫 대전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 로이터=연합뉴스

카니 총리는 27일(현지시각) 캐나다 최대 방산 전시회 'CANSEC'에서 사브의 조기경보기 '글로벌아이(GlobalEye)'를 차세대 공중조기경보통제 전력으로 도입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사브는 캐나다 협력업체들과 함께 비행기체를 제작·유지·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기술이전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쟁 기종인 보잉의 E-7웨지테일과 L3해리스의 에어리스X를 물리쳤다.

카니 총리는 이번 결정을 두고 "캐나다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며 "글로벌 리더로서 캐나다의 군사적 위상을 공고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글로벌아이를 이미 도입한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세 번째 해외 구매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프 리가세 오타와 칼턴대학교 국제관계 교수는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캐나다의 글로벌아이 낙점은 미국 군사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마크 카니 정부의 정책의 중대한 시험대"며 "이번 결정은 캐나다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신규 회원국인 스웨덴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확인시켜준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경제·군사 프레임 대전환, 건국 약 160년 만에 '탈미국' 전략적 도전

캐나다가 '탈미국'에 진심이다 : 경제·군사 프레임 바꾸는 마크 카니 총리, 건국 160년 만에 첫 대전환
2026년 3월15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캐나다·노르딕 5개국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 AFP통신=연합뉴스

카니 총리가 스웨덴 사브의 조기경보기를 낙점한 것은 탈미국 행보에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군사분야에서는 조기경보기 외에도 미국산 F-35 전투기 추가 구매를 재검토하고, 스웨덴 그리펜 등 유럽산 전투기를 대안으로 탐색하도록 국방부장관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카니 총리는 군사·방산조달 부문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 전략적 프레임을 새로 짜면서 외교 대전환에 고삐를 죄고 있다.

카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향해 관세를 올리자, 2026년 4월 "미국과 긴밀한 경제관계는 이제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다"고 선언하면서 교역과 투자 다변화를 공식적 국정방향으로 채택했다.

이에 앞서 올해 1월에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선언하며 미국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카니 총리와 시진핑 주석은 중국산 전기차와 캐나다산 유채씨에 대한 관세인하에 합의하며 구체적 경제 협력의 결실도 거뒀다. 

카니 총리는 다자안보 틀에서도 '탈미국' 행보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캐나다는 2025년 6월 유럽연합과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맺어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에 비유럽연합 국가로는 처음 참여 자격을 얻었다. 이를 통해 최대 1500억 유로(한화 약 238조 원) 규모의 유럽공동 무기조달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2026년 3월에는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5개 나라와 군사조달 및 방산생산과 무역협력을 위한 공동협약을 맺기도 했다. 

캐나다가 '탈미국'에 진심이다 : 경제·군사 프레임 바꾸는 마크 카니 총리, 건국 160년 만에 첫 대전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 AI 이미지.

카니 총리의 이와 같은 탈미국 행보는 캐나다가 건국된 뒤 약 1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평가받는다.

캐나다는 개별적 이슈에서는 미국과 다른 입장을 밝힌 적이 있지만, 이처럼 경제 안보분야에서 체계적으로 미국과 거리두기를 감행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캐나다가 미국 정책에 개별적으로 반대한 사례로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미국의 즉각적 전투태세 요구를 거부하며 유엔개입을 먼저 촉구했던 디펜베이커 전 총리의 '안보주권 저항' △1968년 캐나다 영토의 핵무기를 전면 철수시키고 미국의 베트남전을 공개 반대하며 쿠바 및 중국과 독자외교를 유지했던 P.E 트뤼도 전 총리의 반미노선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카니 총리가 이처럼 역사상 유례없는 '탈미국 노선'을 밟으면서 미국의 경고도 만만치 않다. 

피트 호에크스트라 주캐나다 미국대사는 2026년 1월 캐나다 국영방송사 CBC와 나눈 인터뷰에서 "캐나다가 F-35 전투기 구매를 철회하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협정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ORAD는 1958년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으로 창설한 연합 방공 및 우주감시 사령부로 북미 대륙을 향한 핵미사일, 폭격 위협을 24시간 탐지하는 북미 방어의 핵심축이다.

캐나다는 이 기구의 부사령관 자리를 맡고 있어 사실상 미국과 방공망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호에크스트라 미국대사의 발언은 사실상 캐나다를 북미 방어망에서 배제하겠다는 안보적 압박인 셈이다.

카니 총리의 '탈미국' 전략이 경제와 안보분야에서 속속 구체화되면서 미국과 균열이 어디까지 번질지 글로벌 경제 안보 전문가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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