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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강력한 압박수단으로 휘둘러 온 관세 정책이 미국 사법부에 연속으로 제동이 걸렸다.

올해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정책을 위법으로 판결한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대안으로 꺼내든 10% 글로벌 관세마저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이번달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관세라는 최고의 압박카드을 잃어버린 셈이다.

트럼프 미국 중국 정상회담 앞두고 유력한 카드 잃었다 : '무차별 관세' 다시 법원에 발목 잡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에게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7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기초해 전 세계 모든 무역상대국을 상대로 새롭게 부과한 글로벌 관세 10%가 법률에 위반돼 무효라고 판결했다.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글로벌 관세 10%가 위법하기 때문에 수입업체들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영구적 금지명령을 내리고, 원고인 수입업체들이 이미 납부한 관세를 이자와 함께 돌려주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명령했다.

앞서 향신료 수입업체 버랩앤드배럴, 장난감 수입업체 베이직펀 등 미국 중소 수입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기초해 부과한 10%의 관세가 위법하다면서 올해 3월 연방국제통상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이번 연방국제통상법원 판결은 최종심이 아닌 1심이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항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항소심에서도 패소한다면 큰 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만약 무역법 122조에 따른 관세까지 최종적으로 패소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징수한 관세까지 다시 토해내야 해 부담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판결 이후 1660억 달러에 관한 관세 환급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2개월 만에 관세와 관련해 두 번째로 법원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중국이 웃는다 : 트럼프의 관세라는 '무기' 사라질 위기

트럼프 미국 중국 정상회담 앞두고 유력한 카드 잃었다 : '무차별 관세' 다시 법원에 발목 잡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에게 관세는 단순한 세금의 의미를 넘어 중국과 무역협상을 벌일 때 써먹는 핵심 협상카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올리겠다는 위협을 통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콩)와 보잉항공기, 에너지를 대규모로 구매하도록 압박해 왔다.

글로벌 외신들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연방국제통상법원의 판결이 나옴으로써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할 때 꺼낼 무기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연방국제통상법원의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무역문제를 논의할 준비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커다란 악재가 될 것이다"며"고 말했다.

앞서 후시진(胡錫進) 중국 글로벌타임스 전 편집장은 올해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직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현재 미국과 중국의 미묘한 균형 속에서 관세 무효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은 카드를 하나 잃었고, 중국은 여전히 모든 패를 쥐고 있다"고 썼다. 

이번에 연방국제통상법원 판결로 '대체 압박 카드'까지 막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곤란해지게 됐다.

반면 중국이 써먹을 협상 지렛대는 그대로 있다. 중국은 △희토류(첨단산업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희귀광물) 수출 통제 △미국산 대두 및 보잉 항공기 구매 여부 △미국기업의 중국시장 접근 제한 등의 카드들을 쥐고 있다.

 

트럼프에게 남은 카드는 있다 : 다만 부분적 수단에 그칠 듯

트럼프 미국 중국 정상회담 앞두고 유력한 카드 잃었다 : '무차별 관세' 다시 법원에 발목 잡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에게 관세 카드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아직 연방국제통상법원의 판결은 1심에 불과하며, 무엇보다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보복),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 등을 근거로 자동차와 반도체, 철강 등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수단들은 통상적으로 수개월에 걸친 조사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한 전면적 글로벌 압박보다 범위가 훨씬 좁을 공산이 크다. 한마디로 위력이 떨어진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의 기술' 전술에 익숙해졌다"며 "새로운 관세 위협은 중국에게 먹히지 않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미국 11월 중간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관세 위협이 반복적으로 법원에 막히는 상황은 '강한 경제외교'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으로 꼽히는 공화당 중진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최근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반복된다면 중간선거에서 끔직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며 "미국이 경기침체를 겪고 국민이 큰 고통을 받는다면 유권자들은 여당을 처벌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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