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보수'를 내세우며 제3지대의 견제 세력을 자처했지만, 당의 독자적 정체성을 구축하지 못하며 지지층 결집에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6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단 1석을 얻는 데 그쳤고,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에도 큰 금이 갔다. 이 대표 사퇴를 계기로 당이 사실상 붕괴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직 사퇴를 발표한 뒤 회견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이후 석 달 남짓, 당의 자강과 쇄신을 위한 고민과 제안을 해왔다"며 "그러나 당 안에서 충분한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 사람의 당원으로, 동탄2신도시의 국회의원으로 제자리에서 할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가 물러난 배경에는 개혁신당이 2024년 출범 당시 목표로 했던 '젊은 개혁 보수'만의 차별화된 색채를 끝내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이 최대 이유로 꼽힌다.
창당 이후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현 대통령 국민통합비서관) 해임 과정에서 지도부 내홍이 격화됐고, 청년과 젠더 이슈 외에는 당을 상징할 만한 뚜렷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무엇보다 올해 지방선거 참패가 결정적이었다. 개혁신당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김기현 화성시의회의원 단 1명의 당선자만 배출하며 조직력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여기에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가 선거 기간 자신을 대상으로 벌어졌다고 주장한 '음료수 테러'가 자작극으로 드러나면서, 이 대표의 공천 책임론과 리더십 불신까지 한꺼번에 불거졌다.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가 7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퇴근길 브이로그를 통해 자신의 퇴근길 풍경을 전하고 있다. ⓒ이준석 의원 유튜브 채널
이 전 대표는 이후 당의 '자강과 쇄신'을 강조했지만, 이날 스스로 인정했듯 당내에서 충분한 호응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최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직접 군생활을 체험하는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이 전 대표도 유튜브 활동을 재개하는 등 재기의 동력을 모색했지만 결국 대표 체제가 먼저 막을 내리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사퇴를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따른 결정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 전 대표가 사퇴 이유로 지선 패배보다 자신이 제시한 쇄신 방안이 "당 안에서 충분한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이 전 대표 개인의 인지도에 크게 의존해온 당이 천 원내대표 권한대행 체제와 향후 전당대회를 거치며 독자적 생존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실패할 경우 역설적으로 '이준석 재등판론'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이 전 대표 본인의 향후 정치적 선택지도 넓지는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과 보수 통합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지만, 장동혁 대표 체제가 굳건한 현 상황에서 당장 복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개혁신당의 당세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협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사실상 흡수통합 당할 가능성이 높다.
벼랑 끝에 몰린 개혁신당이 이 전 대표 사퇴 이후 생존에 성공할지, 아니면 보수 재편 과정에서 사실상 소멸 수순을 밟게 될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