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에 자리한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는 축구장 2천개 크기와 맞먹는 1372헥타르 규모에 주한미군 및 가족을 포함해 약 4만1천 명이 거주하는 미국 최대의 해외 군사기지다.
한반도 안보를 떠받쳐 온 이 기지의 '전략적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제2전투항공여단 소속 아파치 헬기 중대가 2023년 3월21일과 해군 평택기지와 서해 도서 전진기지에서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 해군2함대=연합뉴스
영국 가디언은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의 임무를 '북한 억지'에서 '중국 견제'로 확장하려 하면서 한미동맹 성격이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내놨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가디언과 나눈 인터뷰에서 "한국은 동북아 지역안보 지형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으며, 다른 어떤 미국의 동맹국도 모방할 수 없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한미동맹의 성격이 '북한을 막는 방패'에서 '중국을 막는 방패'로 바뀌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마디로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중국 견제를 위한 전진기지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최근 미국 정부에서 나온 전략문서와 싱크탱크 분석에도 이런 논의가 많아지고 있다.
홍콩매체 아시아타임스는 올해 2월 "대만에서 전쟁이 벌어질 경우 평택에 있는 주한미군이 황해를 향한 접근성을 활용해 주일미군을 지원하는 베이스 캠프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캠프 험프리스는 중국 상하이에서 약 800km, 대만에서 1400km 안쪽에 위치해 있어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대결을 벌일 때 지정학적 이점이 상당하다. 또한 캠프 험프리스에서는 최근 4개의 새로운 막사가 완공을 앞두고 있는 등 미군은 기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군의 새로운 전략 방침에 따라 한국이 미군의 지역작전을 위한 베이스 캠프 역할을 맡을 경우 중국과 원하지 않는 갈등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고 가디언은 바라봤다.
김재천 서강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많은 한국인들, 특히 진보진영에서는 주한미군이 중국 견제로 재정의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며 "특히 대만 유사시 상황 등으로 미국과 중국이 맞붙을 때 한국이 엮이는 것에 대한 강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