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쿠바를 향한 봉쇄를 풀고 러시아 유조선의 쿠바 입항을 허용했다. 미국의 쿠바 봉쇄로 쿠파 현지에서는 병원과 학교가 마비되면서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궂은 날씨에 위태롭게 휘날리는 쿠바 국기. AI 이미지.
30일 미국 CNBC와 뉴욕타임스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러시아 국적 유조선 '아나톨리 콜로드킨'호가 미국 해안경비대의 묵인 아래 쿠바 마탄사스 항구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선박은 약 65~73만 배럴의 우랄산 원유를 싣고 러시아 프리모르스크항을 출발해 쿠바에 입항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해안경비대가 쿠바 인근 해역에 경비함 2척을 배치하고도 차단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 견제를 위해 시작된 미국의 쿠바 봉쇄 : 병원도 학교도 문을 닫아
미국의 쿠바에 대한 석유 봉쇄는 올해 1월부터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29일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쿠바와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공식선포했다.
이 행정명령은 쿠바가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및 정보 거점으로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모든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쿠바는 멕시코, 알제리, 러시아 원유 등 사실상 모든 에너지 수입 채널이 막혔다. 실제 쿠바의 마지막 에너지 수입은 1월9일 멕시코산 석유가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봉쇄의 여파는 즉각적이고 가혹했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의 봉쇄조치가 시행된 뒤 쿠바에서는 3월4일, 16일, 21일 세 차례 걸쳐 전국 단위의 정전이 일어났다.
쿠바 전국에 정전이 일어나면서 병원에서는 수천 건의 수술이 연기됐으며, 학교와 기업이 문들 닫으며 일상이 마비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펌프마저 경유로 작동하는 탓에 식수 공급도 원활하지 않고, 원유 등 에너지원이 부족해 조리용 가스, 휘발유, 경유 모두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와 충돌 회피 위해 부분적으로 허용한 듯
글로벌 외신들은 미국이 러시아와 충돌을 막기 위해 이번 원유의 쿠바 입항을 허용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30일 기사에서 "러시아 원유 선박의 이번 쿠바 입항결정은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을 계기로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수출 제재를 일부 완화한 시점과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며 "미국은 지정학적 역학관계 및 이란전쟁으로 뒤틀린 글로벌 원유 수급 해결 차원에서 러시아의 입장을 고려해 쿠바 지원을 눈감은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쿠바의 전국적 정전사태로 병원이 마비되면서 민간인 피해까지 속출하자 미국이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선적을 왜 허용했는지 공식적 설명을 내놓진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