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국내 최초 토종 GLP-1 비만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수입약 2종으로 양분됐던 GLP-1 비만약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3파전이 펼쳐지게 됐다.
한미약품 '에페' ⓒ 한미약품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한미약품의 GLP-1 계열 비만신약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품목허가했다. 제45호 국산 신약이다.
에페는 한국 제약사가 후보물질 발굴, 임상개발, 허가, 제조, 상업화까지 전 과정을 독자 수행한 최초의 GLP-1 비만치료제다.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됐다.
특히 에페는 2015년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로 프랑스 사노피에 기술수출됐으나 2020년 권리가 반환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한미약품이 2023년 비만치료제로 적응증을 전환해 국내 임상 3상을 승인받았고, 3년 만에 상업화 문턱을 넘게 됐다.
한미약품은 현재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장악한 국내 비만약 시장에서도 에페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0%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데서 오는 자신감이다.
2025년 10월 공개된 에페 임상 3상 40주 중간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에페를 투여한 결과 평균 체중감소율 9.75%를 보였다. 개별 환자에서는 최대 30%의 체중 감소가 확인됐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투여군의 79.42%에 달했고, 10% 이상 감소한 비율은 49.46%, 15% 이상 감소한 비율은 19.86%로 집계됐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에서 흔히 발생하는 구역과 구토,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사례에서도 양호한 내약성이 확인됐다.
아울러 에페는 원료 제조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이뤄지므로, 수입약에 견줘 공급 기반이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나영 한미약품 혁신성장부문장 부사장은 "이번 에페 품목허가는 그동안 해외 수입 의약품에 의존해야 했던 치료 환경에서 한국인 특성에 맞춘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국내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철저한 품질 관리와 합리적인 가격 체계를 바탕으로 환자들의 건강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