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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17번 째 죽음이었을까? 거제씨월드가 새끼 벨루가의 죽음을 알렸다.

'대한민국 최대의 돌고래 체험시설'을 내세우는 거제씨월드가 '돌고래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거제씨월드에서 태어난 지 사흘 만에 숨진 새끼 벨루가 : 동물권단체는 이미 17번째 죽음을 예견했다
숨진 새끼 벨루가(위)와 어미 벨루가 ⓒ거제씨월드

거제씨월드는 1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6월1일 거제씨월드에서 새끼 벨루가가 태어났으나 안타깝게도 끝내 생명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거제씨월드에 따르면 새끼 벨루가는 출산 직후 어미의 돌봄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출생 후 24시간 동안 생존에 중요한 초유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했으며, 시설 측은 이러한 점이 생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거제씨월드는 새끼 벨루가의 상태가 악화되자 인공 포유 체계를 즉시 가동하고 24시간 돌봄 체계를 운영하는 등 생존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련 경험이 있는 해외 전문가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새끼 벨루가의 죽음으로 거제씨월드에서 폐사한 고래류는 2014년 개장 이후 모두 17마리로 늘었다. 

돌고래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고 개체마다 고유한 신호로 소통하는 등 높은 지능과 사회성을 지닌 동물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좁은 수조에 가둔 채 전시와 체험에 이용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태어난 지 사흘 만에 숨진 새끼 벨루가의 죽음은 수족관 속 고래류 번식과 전시의 윤리성을 둘러싼 논란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거제씨월드에서 태어난 지 사흘 만에 숨진 새끼 벨루가 : 동물권단체는 이미 17번째 죽음을 예견했다
핫핑크돌핀스가 11일 성명을 발표했다(왼쪽). 핫핑크돌핀스가 거제씨월드 고래류 사망 현황을 정리했다.  ⓒ핫핑크돌핀스

해양동물 보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11일 해양수산부를 향해 "거제씨월드 폐쇄시키고 고래들을 몰수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들은 "지난 1월21일 큰돌고래 마크의 죽음으로 16번째 사망이 발생한 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사망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며 "지금까지 거제씨월드에서는 큰돌고래 2마리, 벨루가 1마리가 수족관 내 자체 번식을 통해 태어났으나 이중 2마리는 생후 며칠 만에 죽고 말았다"고 말했다.

거제씨월드에 지속적으로 '성별 분리 사육'을 촉구해 온 핫핑크돌핀스는 "거제씨월드는 '자연 번식을 막기 위해 암수 돌고래를 분리해 사육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왔으나, 이번 벨루가의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그 주장이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한국 정부는 2023년 12월부터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을 시행해 수족관의 신규 고래류 보유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수족관 내 번식 개체에 대한 적용 여부를 둘러싸고 시민단체와 정부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외 고래류의 국내 반입뿐 아니라 당연히 수족관 시설 내 인공증식에 의한 출산 개체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서식 조건이 전혀 다른 큰돌고래와 흰고래를 같은 수온의 비좁은 수조에서 혼합사육하는 구조적 동물학대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짚으며 "이대로 해수부가 감금 시설의 규정 무시 행위에 대해 태만하게 미온적으로 대응하며 사육 환경 개선만 내세운다면 분명 시설 감금 고래류 죽음 사건은 재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 무덤’ 거제씨월드의 즉각적 폐쇄와 해수부의 고래류 몰수, 사법기관의 엄정한 형사처벌 그리고 국회의 감금 고래류 번식 금지 보완 입법을 촉구한다"며 "해수부는 고래류 감금 종식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즉각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동물권단체인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월21일 거제씨월드에서 큰돌고래 '마크'가 폐사한 것과 관련해 4월29일 성명을 내고 "거제씨월드에서 예견된 17번째 죽음을 방조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2024년, 약까지 먹여가며 쇼에 동원했던 큰돌고래 '노바'와 '줄라이'가 죽었을 때에도 거제씨월드가 지금 같이 허울 뿐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얼마나 많은 고래가 그 안에서 시간을 보내며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가"라며 "시설 안의 모든 고래가 죽어야만 우리 사회는 거제씨월드라는 고래 무덤의 문을 닫을 수 있을 것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5월6일 기자회견을 열고 "돌고래 무덤이 된 거제씨월드를 폐쇄하고 해양동물 생추어리(보호구역)를 조성하라"고 촉구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거제씨월드가 '생태설명회'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돌고래가 동작을 수행하고 먹이를 받는 사실상의 돌고래 쇼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아 있는 고래류 동물들만이라도 좁은 수조의 감금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바다와 가까운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양동물 생추어리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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