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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의 협상 타결 이후, '성과급 논쟁' 프레임이 산업계 전반의 노사 갈등 이슈를 잠식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경영쇄신이나 고용불안 해소 같은 개별 기업의 특수한 요구사항과 구조적 현안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묻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편적인 임금 보상 갈등으로 비쳐 각 기업 고유의 갈등 배경이 가려지는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를 맞은 카카오다.

카카오 수평적 기업문화 옛말 됐나, 정신아 소통 없는 '계열사 대량 매각'이 노조 반발 키웠다
카카오 파업 위기의 특수성이 성과급 프레임에 묻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프포스트코리아

24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파업 위기는 성과급 논쟁이 아니라 정신아 대표이사 취임 이후 가속화된 계열사 매각 과정에서 누적된 소통 부재와 그로 인한 구성원들의 고용 불안이 임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 노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반년 간 임금협약 교섭을 진행해왔으나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지난 20일 역대 최대 규모의 단체행동에 나서며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켰다. 

같은 날 삼성전자 노사의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부에는 카카오 노조의 요구 역시 성과급 및 영업이익 연동 주장인 것처럼 비춰졌으나, 노조 측은 이 같은 프레임이 구성원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성의 카카오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노조는 성과급을 영업이익과 연동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핵심은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매각과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경영진은 높은 보상을 받고, 직원들만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카카오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한 배경에는 자회사 매각과 인력 효율화 등 구성원에게 희생을 강요한 재무적 조치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실제 정 대표 취임 이후 카카오의 계열사 축소 기조는 거세지고 있다. 정 대표가 공식 취임한 2024년 3월 당시 132개였던 카카오 계열사는 약 2년 만에 30%가량 줄어들어 현재 93개가 됐다. 올해 카카오게임즈의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 카카오 계열사는 87개까지 축소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총 45개의 계열사가 정리되는 셈인데, 이는 한 달 평균 1.2개의 자회사가 정리됐음을 뜻한다. 여기에 시장을 중심으로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공동체 계열사들까지 잠재적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내부 구성원들의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포털 '다음' 매각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경영진 소통 문제가 파업 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정 대표가 지난해 "다음 매각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공식 언급한 지 수개월 만에 다음 매각 결정이 결정되며 내부 반발을 키웠다. 

카카오는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한 데 이어, 다음 운영 자회사인 'AXZ'를 설립해 업스테이지에 지분 교환 방식으로 매각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직원 이동을 주도했던 양주일 AXZ 대표이사가 매각 결정 직후 돌연 사퇴했고 이에 노조는 경영진 책임을 묻는 투쟁을 시작했다.

자회사 매각을 향한 내부 반발이 거세진 상황에서 임금협상 교섭까지 결렬되며 카카오는 파업 위기로 치닫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임금협상 조정을 시작한 카카오 노사는 일단 조정 기일을 오는 27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이날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카카오 본사는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임금 교섭이 결렬된 4개 계열사(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는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하며 쟁의권을 확보했다.

반면 카카오 측은 지배구조 단순화와 계열사 효율화가 기업의 생존과 장기적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경영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 노조와 협의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 18일 노사가 조정 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만큼, 남은 기간 동안 회사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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