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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청소년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형사처벌 대신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관찰이나 상담 명령 등 보호처분을 받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 이 작품들 보니 왜 논의해야 할지 알겠다
길을 걷고 있는 학생들. ⓒ연합뉴스

여기에는 살인, 강도, 성폭력(강간·강제추행), 방화, 유괴 등 강력범죄 역시 포함된다.

이 같은 촉법소년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보고받은 뒤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최소한 한 살 정도는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대통령이 이처럼 촉법소년 제도의 연령 하향에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친 데다 입법부의 여소야대 구도까지 고려할 때, 형법 개정안 처리에 큰 장애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연령 하향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 모든 범죄에 일괄 적용할지 또는 흉악범죄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할지 등 세부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요컨대 촉법소년 문제는 명확한 해답을 찾기 어려운 사회적 논쟁의 영역에 놓여 있다.

미성숙한 청소년의 교화와 사회 복귀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시각과, 강력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가 맞서기 때문이다. 

이에 청소년 강력범죄를 둘러싼 논의는 사회적 분노와 관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현실의 갈등과 윤리적 딜레마를 반영하는 창작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한다. 

촉법소년을 소재로 만든 영화·드라마

소년심판(2022)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 이 작품들 보니 왜 논의해야 할지 알겠다
넷플릭스 '소년심판' 메인 포스터. ⓒ넷플릭스

2022년 넷플릭스가 공개한 드라마 ‘소년심판’은 소년범에게 자식을 잃은 판사 심은석(김혜수 분)을 중심으로, 소년범죄의 잔혹성과 그로 인해 남겨진 피해자의 고통을 정면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극 중에는 초등학생 토막살인 사건, 무면허 렌터카 절도 사건, 명문고 시험지 집단 유출 사건, 집단 성폭행 사건 등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사건들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화면 속 이야기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시청자에게 깊은 암담함을 안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잔혹한 소년범을 단죄하는 데 그치는 단순한 권선징악 구조나 이른바 ‘사이다식 전개’에 머물지 않는다. 사건 속 가해자들 역시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다. 공범의 협박에 휘말린 소년이 있는가 하면, 보호자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소년, 끝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소년도 등장한다. 심은석은 “가정과 환경이 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선택지 가운데 범죄를 택한 것 역시 결국 소년 자신”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들에게 반드시 알려줘야 할 ‘책임’과 그 이후 이어질 ‘삶’까지 함께 고려하려 고뇌한다.

이처럼 심은석의 태도는 단순한 엄벌주의만으로는 소년범죄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동시에 시청자로 하여금 처벌과 교화 사이의 균형, 그리고 소년범죄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보게 만든다.

돈 크라이 마미(2012)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 이 작품들 보니 왜 논의해야 할지 알겠다
영화 '돈 크라이 마미' 포스터.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앞서 소개한 소년심판이 법과 제도의 한계, 피해자와 가해자의 사정 등 촉법소년 문제의 복합적인 측면을 고민하는 작품이라면, 영화 ‘돈 크라이 마미’는 남겨진 피해자의 울분과 분노에 보다 초점을 맞춘다.

2012년 개봉한 이 작품은 남편과 이혼한 ‘유림’(유선 분)의 고등학생 딸 ‘은아’(남보라 분)가 같은 학교 남학생 세 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가해 학생들은 미성년자라는 점과 범행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후 가해자들은 범행 당시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은아에게 2차 성폭행까지 가하고, 극심한 충격에 빠진 은아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딸을 잃은 유림은 무너진 일상 속에서 가해자들을 향한 직접적인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작품은 철저히 딸을 잃은 어머니 유림의 감정선을 따라 전개된다. 극 중 가해자들은 ‘운이 없어 법정에 서게 됐다’고 여길 만큼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을 전혀 보이지 않는 인물들로 그려지며, 관객은 자연스럽게 분노와 무력감을 공유하게 된다. 그 결과 가해자들이 응징을 당하는 장면마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사적 제재마저 정당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답답함과 참담함을 극단적인 방식으로 해소한다는 점에서 돈 크라이 마미는 오락 영화로서 그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은아의 죽음 이후 전개되는 복수 과정이 현실의 구조적 문제나 사회적 논의를 깊이 있게 확장하기보다는 감정적 응징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사회문제를 보다 입체적으로 환기하는 데에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한공주(2014)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 이 작품들 보니 왜 논의해야 할지 알겠다
영화 한공주 포스터. ⓒ무비꼴라쥬

2014년 개봉한 영화 ‘한공주’는 2004년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 성폭행한 일명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범죄 그 자체보다 사건 이후 피해자가 겪게 되는 삶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영화는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받은 상처뿐 아니라, 사건 이후 주변인의 시선과 태도가 또 다른 고통으로 작용한다는 현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피해 사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일상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회가 피해자를 어떻게 고립시키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영화는 성범죄 피해자 보호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제도의 허점을 지적한다.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오히려 수치심을 떠안게 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피해자가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더 나아가 가해자 부모가 책임을 회피한 채 합의서를 쥐고 피해자를 압박하고 괴롭히는 장면들은 그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다만 작품의 완성도와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실제 피해자 유족의 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으로 이어지며 또 다른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영화가 전달하고자 했던 사회적 메시지 역시 온전히 평가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제5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인권위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불거진 2007년, 2018년, 2022년 모두 ‘소년범죄 예방에 실효적이지 않고 국제인권과 유엔아동권리협약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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