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이 설립한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이미지 생성·편집 서비스 '그록 이매진'(이하 그록)을 활용해 영화 '오디세이'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제작해 공개한 것이다.
다만 온라인에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기업 xAI가 개발한 프로그램 '그록 이매진'으로 만든 영화 '오디세이'의 한 장면. ⓒX
23일 엑스(X, 옛 트위터)의 그록 이매진 계정에는 7분 분량의 영상과 함께 "그록 이매진으로 만든 '오디세이' 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감상해 보라. 어떤 방식으로 제작됐는지 궁금하다면 댓글로 알려달라"는 소개 글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AI 영상 제작 전문가인 데브 워커 감독과 AI 전문업체 원더 스튜디오가 협업해 그록 이매진으로 제작했다. 영상은 공개 이후 이날 5시 현재 782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미국 누리꾼들은 "예상대로 완전히 쓰레기다", "솔직히 말해 상당히 형편없다", "일론 머스크의 취향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완전히 쓰레기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해당 영상에 5점 만점에 1점(최하점수)을 줬다. 가디언은 "엘리엇 페이지가 시논 역을, 루피타 뇽오가 헬렌 역을 맡았다는 이유로 온라인에서 분출했던 괴상한 분노가 낳은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래전에 끝난 논쟁에서 이기려 할 뿐, 그는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열정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가디언은 영상 속 극적인 순간들이 경직돼 있고 감정적 울림도 부족하다며,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과장되고 웅변적인 어조로 대사를 전달한다고 꼬집었다. 음향 역시 끔찍한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더해 가디언은 머스크가 앞으로도 자신의 왜곡된 감정과 관점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그록을 활용해 기존 영화를 각색한 영상을 추가로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앞으로는 석유 재벌이 더 많은 석유를 시추해 우주를 구한다는 내용의 영화 '디거' 그록 버전이 나올 수 있다"며 "또 '테라노스'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가 자신이 개발한 진단기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뒤 테슬라의 비행 자동차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는 내용의 '유 캔 씨 에브리띵' 그록 버전도 등장할 지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오디세이'의 그록 버전을 공개한 배경을 두고는 단순한 과시를 넘어 그록의 성능을 홍보하기 위한 바이럴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디언이 언급한 영화 '디거'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연출하고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블랙코미디 재난 영화다. 석유 재벌 디거 록웰이 그린란드의 북극 시추 시설에서 발생한 균열 경고를 무시하고 시추를 강행하면서 전 지구적 기후 재난을 초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재벌과 정치인을 중심으로 자본과 권력이 맞물린 미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기후위기 대응 실패를 풍자한 작품이기도 하다.
'유 캔 씨 에브리띵'은 혈액 한 방울로 수백 가지 검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바이오 기업 '테라노스'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다. 홈즈는 자사 기술의 성능을 허위·과장 광고해 투자자들로부터 7억 달러(9357억6천만 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한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영화는 홈즈의 수감 34일 전을 조명하며, 혁신을 내세워 투자자와 대중을 현혹한 기업가의 몰락을 들여다본다.
한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연출한 영화 '오디세이'는 전 세계에서 약 17억9599만 달러(한화 약 2조4037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누적 흥행 수입을 기준으로 전 세계 역대 흥행 영화 1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