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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일대에서 열린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 행사장.

포켓몬 30주년 이벤트를 보기 위해 몰린 수천 명의 인파로 현장 통제가 이뤄지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희귀 카드와 한정 굿즈를 얻기 위해 긴 줄을 선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어린이가 아닌 20~30대 성인이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대기 행렬이 수 시간 이어졌고, 행사 중단 안내에도 일부 참가자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온라인에서 수십만 원대에 거래되는 ‘잉어킹’ 희귀 카드를 받기 위한 기다림이었다.

[허프 트렌드] 포켓몬과 '띠부띠부씰' 추억의 현실 복귀 : 스티커 모으려고 빵 버리던 2030의 열정은 지금도 유효하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본관 지하 1층 트레비광장에서 지난해 12월 진행된 ‘포켓몬 카드샵’ 팝업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오픈 전부터 줄을 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포켓몬이 다시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캐릭터 소비를 넘어 수집과 인증, 팬덤과 되팔기(리셀) 문화가 결합하면서 포켓몬 IP(지식재산권)가 식품·편의점·패션·뷰티·유통 전반을 움직이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 포켓몬을 경험했던 MZ세대가 경제력까지 갖춘 핵심 소비층으로 성장하면서 이른바 ‘어른이 소비’가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20~30대 소비층은 과거 ‘띠부띠부씰’을 모으며 포켓몬빵 열풍을 경험했던 세대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빵보다 스티커 자체가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원하는 캐릭터 스티커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판매대에서 빵을 눌러보거나 훼손하는 일이 반복됐고, 스티커만 챙긴 뒤 빵은 버리는 사례까지 나타나며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빵 품질 자체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은 ‘포켓몬을 모은다’는 경험에 열광했다. 실제로 SPC가 2022년 포켓몬빵을 재출시했을 당시에도 편의점과 대형마트 곳곳에서 품절 대란이 반복됐다. 과거의 추억과 수집 욕구가 결합한 소비가 세대를 넘어 다시 재현된 셈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확장성의 배경에 포켓몬이 구축한 강력한 ‘IP 생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1996년 게임으로 출발한 포켓몬은 애니메이션과 카드게임, 굿즈, 전시, 오프라인 이벤트 등으로 소비 접점을 끊임없이 넓혀왔다. 게임을 즐기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다시 소비에 참여하면서 하나의 IP 안에서 소비가 반복적으로 순환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포켓몬 IP 누적 수익은 약 136조원 규모로 세계 IP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디즈니의 ‘미키마우스&프렌즈’와 스타워즈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희귀 카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포켓몬 트레이딩 카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조  원가량에서 2030년 35조 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유통업계는 포켓몬 IP를 활용한 한정판·랜덤형 상품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 사례는 BGF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CU다. CU에 따르면 포켓몬스터 등 캐릭터 IP 컬래버 상품 매출 신장률은 2023년 320.0%, 2024년 82.2%, 2025년 105.7%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 상품 수도 2023년 280여 종에서 지난해 370여 종까지 늘어나며 핵심 차별화 상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어린이날 시즌에는 포켓몬 카드 5장이 랜덤으로 들어 있는 카드팩 4종은 출시했는데, 사흘 만에 25만 개가 판매됐다. 준비 물량의 96%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CU의 이달 완구류 매출은 지난해 5월보다 75.1% 증가했다.

실제 구매층 역시 성인이 중심이었다. CU가 이달 1~11일 캐릭터 상품 구매 고객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20대 비중이 33.1%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28.3%로 뒤를 이었다. 10대 비중은 23.5%였다. 어린이보다 성인 구매층 비중이 더 높았던 셈이다.

포켓몬 열풍은 편의점을 넘어 식품·패션·뷰티·백화점 등 유통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피카츄 컨테이너 제품을 선보였고, 롯데리아는 포켓몬 캠핑카 키링 증정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SPA 브랜드 스파오는 포켓몬 파자마를 출시했고, CJ올리브영은 성수동 매장을 중심으로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을 운영하며 매장 전체를 포켓몬 세계관으로 꾸몄다.

뷰티업계도 적극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프리메라 포켓몬 에디션 세트를 선보였고, 토니모리는 포켓몬 컬래버 립 틴트를 출시했다. 이마트와 롯데백화점 역시 포켓몬 한정 상품 판매와 팝업스토어 운영에 나섰다. 단순 협업 상품을 넘어 한정판 굿즈와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해 오프라인 고객 유입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앞으로도 포켓몬을 비롯한 대형 IP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속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취향에는 지갑을 여는 ‘감정 소비’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 IP가 단순 협업을 넘어 소비자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불러내는 핵심 유통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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