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서 날씨가 부쩍 더워졌다. 에어컨이나 피서 등 더위를 피할 방법은 많지만, 땀을 흘린 뒤 마시는 시원한 물만큼 확실한 해소책도 드물다.
AI로 제작한 얼음물.
특히 주말 야외 활동이나 운동을 즐기는 이른바 ‘갓생러’들은 수분 섭취량이 많다. 여기에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인식까지 더해져 일부러 물을 많이 마시려는 경향도 나타난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많은 수분 섭취’가 좋은 것은 아니다. 특정 질환을 앓고 있거나 관련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오히려 과도한 수분 섭취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건강 정보 사이트 ‘더헬시 닷컴’은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실 경우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신부전, 심부전, 간경화, 갑상선기능저하증, 부신기능저하증 등을 앓는 환자는 수분 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그렇다면 이들은 왜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문제가 될까?
신부전증
신부전증. ⓒ서울대학교
신부전은 신장이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체내 수분과 전해질 농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도하게 물을 섭취하면 소변으로 수분을 배출하는 기능이 떨어져 체내 수분이 축적되기 쉽다.
그 결과 전해질 균형이 무너져 저나트륨혈증과 같은 이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부종이나 고혈압이 악화되는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특히 질환이 말기로 진행될수록 폐부종, 심한 부종, 전해질 이상 등의 증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심부전증
AI로 제작한 심장 이미지.
심부전증은 심장이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전신 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이 상태에서 수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액량이 증가하면서 심장에 부담이 가중되고, 체내에 수분이 정체돼 부종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발목이나 종아리 등 하체가 붓는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며, 심한 경우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으로 인해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무조건 물을 많이 마시기보다는, 의료진의 지침에 따라 수분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경화
간경화를 설명하는 구조물. ⓒ연합뉴스
간경화 환자의 경우 간 기능 저하로 인해 체내 단백질인 알부민 생성이 감소한다. 알부민은 혈관 내 수분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수치가 떨어지면 삼투압이 낮아져 수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로 인해 복강에 체액이 쌓이는 ‘복수’가 심해질 수 있으며, 전반적인 체액 균형이 무너질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간경화 환자는 과도한 수분 섭취를 피하고, 상태에 맞는 섭취량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꼭 환자가 아니더라도...
이 밖에도 물처럼 지나치게 맑은 소변이 계속 나온다면 체내 수분이 과도하게 많다는 신호일 수 있다. 또한 손, 발, 입술의 붓기나 색 변화가 나타난다면 저나트륨혈증과 같은 전해질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과도한 수분 섭취는 전해질 균형을 깨뜨려 근육 경련 등 다양한 불편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결국 물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단순한 공식이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적절한 수분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