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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WM/SME부문장은 최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확정한 차기 회장 숏리스트 6인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이력에는 하나의 일관된 패턴이 있다. 그룹 최대 위기였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그리고 그룹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인도네시아 KB뱅크(옛 부코핀은행)의 부실이 모두 그의 손에서 매듭지어졌다는 점이다.

이 부문장은 그의 취임 전에 뿌리를 둔 문제를 두 번 떠안아 모두 깔끔하게 매듭지었다. 금융권 안팎에서 그를 '수습형 리더십'의 대표 사례로 꼽는 이유다.

다만 그가 도전하는 KB금융지주 회장 자리는 '수습'보다 '설계' 역량이 검증돼야 하는 자리다. 

[KB금융 회장 도전자들] KB금융지주 부문장 이재근 '설계자'로 거듭날까, 홍콩 ELS도 부코핀 부실도 그가 손대면 '해결'됐다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WM/SME부문장은 KB금융그룹의 두 가지 굵직한 문제를 직접 매듭지은 인물이다. ⓒ허프포스트코리아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 차례 문제를 깔끔하게 매듭지으면서 증명된 이 부문장의 역량이 그룹 전반의 사고를 미연에 막고, 나아가 그룹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끄는, 금융지주 회장으로서의 설계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회장 선임과정에서의 평가 지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그룹 최대 위기였던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 매듭으로 빠르게 탈출하다

KB국민은행의 홍콩 H지수 ELS 판매잔액은 7조6695억 원으로, 신한·하나·농협·우리 4개 은행의 잔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해당 상품이 판매된 직후인 2022년, 이재근 부문장은 '재무전문가'의 타이틀을 달고 최대 판매사의 행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해당 상품의 문제가 불거진 2024년 1분기에 이 행장은 배상 관련 충당부채 8620억 원을 반영했고, 분기 순이익은 38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2% 급감했다.

그러나 자율배상을 신속히 매듭지으면서 2분기 순이익은 1조1164억 원으로 급격하게 반등했고, H지수 회복에 따라 충당부채 880억 원이 다시 은행으로 환입됐다. 최대 판매사가 가장 빠르게 사태에서 빠져나오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이때 나왔다.

실적 역시 이재근 부문장이 행장을 맡았던 시절의 공로 가운데 하나다. 

이 부문장의 행장 취임 직전인 2021년 2조5908억 원이던 국민은행 순이익은 2022년 2조9960억 원, 2023년 3조2615억 원으로 늘며 '3조 시대'를 열었다. 2024년에는 순이익 3조2518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3조 클럽은 유지했다.

다만 재임 3년 동안 국민은행이 리딩뱅크 타이틀을 한 차례도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2022년과 2023년에는 하나은행이 2년 연속 리딩뱅크에 올랐고, 2024년에는 신한은행에 자리를 내줬다. 국민은행은 후임 이환주 행장이 취임한 뒤인 2025년에야 순이익 3조8620억 원을 내며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 인수 시점부터 '아픈 손가락'이었던 부코핀, 발로 뛰며 흑자로 돌려세우다

2024년 말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글로벌부문장에 오른 이 부문장은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던 KB뱅크 정상화를 총괄했다. 매 분기 한달씩 ‘현지 생활’을 자처하며 현지 경영진과 전략회의를 열고 현지 금융당국 관계자를 면담했으며, 차세대 뱅킹시스템(NGBS) 도입과 현지 출신 행장 선임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장기간 수천억 원대 순손실을 내온 KB뱅크는 지난해 출범 후 처음으로 별도기준(인도네시아 회계기준)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그늘은 있다. 이 부문장의 재직 기간 그의 관할인 해외법인에서는 금융사고의 적발과 공시가 이어졌다. 인도네시아 KB뱅크에서는 현지 직원의 조건 미충족 대출 배임 17억6500만 원(2024년 3월~2025년 3월), 자금정산 계좌 비정상 이체 31억8060만 원(2025년 9월, 30억5563만 원 지급정지)이 발생했고, 캄보디아 KB프라삭은행에서도 현지 직원 배임 17억5천만 원이 확인됐다. 글로벌 확장 속도에 비해 현지 통제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 KB 세대교체의 아이콘, 윤종규·양종희 두 회장의 신임을 모두 받다

1966년생인 이 부문장은 서강대 수학과를 나와 카이스트(KAIST)에서 금융공학 석사를 받은 이공계 출신 재무전문가다. 지주 재무기획부장과 비서실장을 거쳐 2021년 말 56세라는, 당시로서는 젊은 나이에 행장에 발탁되며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불렸다.

이후 2024년 12월 KB금융그룹 조직개편에서 지주에 부문장 직위가 신설되며 글로벌부문장으로 이동했다. 일각에서는 양종희 회장이 취임 직후 폐지했던 부회장제의 사실상 부활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윤종규 전 회장이 그를 행장으로 발탁했고,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지주 부문장으로 이동한 뒤에는 관할이 WM·SME까지 확대됐다. 전현직 회장의 신임을 모두 받아온 셈이다.

KB금융지주 회추위에 따르면 회추위는 8월 27일 1차 인터뷰로 후보를 3인으로 압축하고 9월 11일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11월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취임하며 임기는 2029년 11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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