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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가 아파트' 타이틀을 거머쥔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신화를 썼던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부회장의 주택 경영 전략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박 부회장이 야심차게 던진 파격 조건이 서울 강남과 수도권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면서, 올해 DL이앤씨의 도시정비 수주는 여전히 0건에 머물러 있다. 

플랜트 부문 수주잔고 급감으로 주택 부문이 짊어진 실적 부담의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가운데, 박 부회장이 하반기 도시정비 시장에서 뚜렷한 반전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DL이앤씨 부회장 박상신 발로 뛴 리더십에도 현대건설·GS건설에 밀렸다, 도시정비 수주 실적 5월까지 '0건'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부회장의 주택 경영 전략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사진은 박 부회장이 2025년 8월14일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열린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건설사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가 주요 도시정비 프로젝트에서 현대건설과 GS건설에 밀려 조합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올해 주택 부문 전체 수주 목표인 5조7천억 원의 달성이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월30일은 박 부회장에게 악재가 겹친 날이었다. 압구정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에 패했고,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 총회에서도 GS건설에 밀려 시공사 지위를 잃었다.

특히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을 놓치면서 올해 DL이앤씨의 도시정비 수주 목표 달성에 1조5천억 원가량의 공백이 생겼다. 이는 주택 부문 연간 목표의 26%를 차지하는 규모다. 

박 부회장이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파격적 조건을 제시한 뒤라 패배는 더욱 쓰라리다. DL이앤씨는 압구정5구역에 평(3.3㎡)당 조합 제시안보다 100만 원을 낮춘 1139만 원의 공사비, 경쟁사보다 10개월이나 앞당긴 57개월의 공기 등을 제안했다. DL이앤씨가 적극적 사업조건을 제시했음에도 결국 '아크로'의 브랜드 가치에서 현대건설에 밀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부회장으로선 더욱 뼈아픈 패배일 수밖에 없다. 직접 자부심을 가지고 키워낸 하이엔드 브랜드가 정작 핵심 승부처인 강남권 중심에서 경쟁사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장이던 시절 아크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2019년 아크로 브랜드의 첫 리뉴얼을 주도했고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 이를 적용하면서 아크로의 하이엔드 이미지를 굳혔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2025년 전용 273㎡가 290억 원에 거래되며 역대 아파트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성남 상대원2구역에서는 압구정5구역과 다른 의미로 아크로가 말썽이었다. 아크로를 적용해달라는 조합의 요구를 DL이앤씨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조합이 이미 시공사로 선정된 DL이앤씨를 GS건설로 교체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3월 상대원2구역을 직접 찾아 '2026년 6월 착공 미이행 시 조합원당 3천만 원 보상'이란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으나, 조합은 결국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을 가결시켰다.

이처럼 독보적 위상을 자랑하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가 강남권 정비사업에서는 경쟁사 브랜드에 밀리고, 수도권 재개발 현장에서는 갈등의 씨앗이 되면서 박 부회장의 주택 경영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도시정비사업의 연쇄 패배는 단순히 브랜드 자존심의 상실을 넘어 DL이앤씨의 중장기 실적에 치명적 타격이 될 수 있다. DL이앤씨는 수년간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펼쳐왔으나, 올해는 지난해 수주 실적(3조6848억 원)보다 55%나 높은 5조7천억 원을 주택 부문 수주 목표치로 제시하며 규모 확장을 선언한 상태다. 

그러나 일반 주택수주 외에 수주액 규모가 큰 핵심 도시정비사업에서는 아직 상반기 '수주 제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조5천억 원 규모의 대어마저 연달아 놓치면서 주택 부문의 목표 달성 부담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DL이앤씨는 2026년 1분기 기준 수주잔고 가운데 주택사업 부문 비중은 73.2%에 달할 정도로 주택 의존도가 높다. 여기에 1분기 플랜트 부문 수주잔고(2조1291억 원)가 2025년 같은 기간(4조3370억 원) 보다 절반 넘게 감소하면서, 주택 부문에서 반드시 실적 공백을 메워야 하는 부담이 더욱 커졌다. 

결국 시선은 하반기 격전지로 쏠린다. DL이앤씨는 압구정과 성남에서 입은 타격을 빠르게 수습하고, 입찰을 검토 중인 성수전략정비구역2지구와 현재 수의계약 수순을 밟고 있는 목동6단지 재건축(1조2868억 원) 등 후속 핵심지에서 반드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과거 '영업이익 1조 클럽 신화'를 쓰며 대림산업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택사업 베테랑 박 부회장이 상반기 수주 잔혹사를 끊어내고 하반기 반전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을지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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